정필규 세무사 · 세무법인 청년들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SNS 발언에서 시작된 이슈가 4월 말 야당 의원 13명의 개정안 발의로 입법 단계에 진입했고, 5월 12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결과가 공개되면서 시장의 우려가 한 단계 더 짙어졌다.
이종욱 의원실이 의뢰한 '주택 양도가액 12억원 초과 시나리오별 산출세액 변화'에 따르면, 10년 보유·5년 거주한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는 보유공제 폐지 시 최대 6,120만원 증가한다. 현행 대비 최대 2.5배 수준이다. 보유공제를 없애는 대신 거주공제율을 두 배(최대 80%)로 올려도 세부담은 3,040만원 늘어난다.
흥미로운 점은 누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느냐다. 실거주를 한 번도 안 한 단순 보유자는 세부담 변화가 없다. 이미 2021년 이후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1주택자에게는 표2의 거주공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개편의 직격탄을 맞는 사람은 따로 있다. '오래 보유했지만 직장·교육·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일부 기간 거주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현행 제도부터 짚어본다
소득세법 제95조 제2항은 1세대 1주택 고가주택(양도가액 12억 초과분)에 대해 표2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보유기간별 최대 40%(연 4%, 10년), 거주기간별 최대 40%(연 4%, 10년), 합산 최대 80%다. 다만 보유기간 3년 이상이면서 거주기간 2년 이상이어야 표2가 적용되고, 거주 요건을 못 채우면 일반 표1(최대 30%)이 적용된다.
정부가 검토하는 시나리오는 두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 보유공제(40%)를 폐지하고 거주공제만 남기는 안. 둘째, 보유공제를 없애는 대신 거주공제 한도를 80%까지 확대하는 안. 어느 쪽이든 '보유'에서 '거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도는 명확하다.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는 진짜 문제
국회예산정책처의 시뮬레이션을 다시 보자.
보유·거주 조합 | 보유공제 폐지 시 | 보유공제 폐지 + 거주공제 80% |
5년 보유·3년 거주 | +3,144만원 | +1,224만원 |
10년 보유·5년 거주 | +6,120만원 | +3,040만원 |
거주 0년(단순 보유) | 변화 없음 | 변화 없음 |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오래 보유한 사람일수록 세부담 증가폭이 크다. 5년 보유와 10년 보유의 세금 차이가 거의 두 배다. 둘째, 거주공제를 80%로 두 배 올려도 세부담 증가는 막지 못한다. 거주 기간 자체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 구조의 정책 의도는 분명하다. 단순 갭투자 목적의 1주택 보유자를 정조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책 의도와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 직장 발령으로 세종시나 지방 사옥으로 이동했지만 서울 한강벨트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한 가장, 부모 봉양을 위해 시골로 합가한 50대 부부, 자녀의 대학 진학으로 학교 인근에 임차해 사는 중년 부모. 이들이 모두 '비거주 1주택자' 범주에 묶인다.
"불가피한 사유는 예외" — 그러나 입증은 납세자의 몫
대통령은 4월 1일 X를 통해 "갭투자용이 아니라 주거용인데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직장 이동, 자녀 대학 진학 등은 예외 사유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사교육이나 학군 수요는 제외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불가피한 사유를 누가,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점이다. 이종욱 의원은 "국민 개개인의 삶의 사정을 과세 기준으로 삼아 일일이 입증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실무자 입장에서 이 우려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세무 실무에서 '부득이한 사유'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통상 다음과 같은 자료가 요구된다. 직장 이동이라면 인사발령 공문, 출입통제기록, 통근 거리 산정 자료. 부모 봉양이라면 부모의 진단서, 요양 사실 확인서, 주민등록 동거 기록. 자녀 교육이라면 재학증명서, 통학 가능성 검토 자료. 어느 하나도 단순하지 않다. 비과세 특례 적용 과정에서 부득이한 사유 입증으로 인해 다툼이 발생하는 사례는 이미 적지 않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2년 이상 거주는 했지만 그 후 비거주 기간이 길어진 경우'다. 현행 제도에서는 표2 적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거주공제는 실제 거주 연수만큼만 받는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이 부분이 그대로 손실로 직결된다. 그리고 부득이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일반 표1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시점에서 점검해야 할 것
먼저 분명히 해두자. 2026년 5월 현재 어떤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현행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확정 개편"을 전제로 한 긴급 매도는 과잉 대응이 될 수 있다.
다만 7월 정부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고, 범여권 의원들의 개정안이 이미 발의된 상태다. 시행 시점과 경과조치 유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지금 점검이 필요한 분들은 분명히 있다.
특히 점검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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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은 1주택 보유자 (12억 이하 1주택자는 이번 논의와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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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10년 이상, 거주 5년 이하의 조합 — 시뮬레이션상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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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장 이동·자녀 교육·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비거주 상태인 1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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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 2년만 겨우 충족하고 보유공제(40%) 비중에 의존해온 매도 예정자
이들 사례에서는 ①현재 시점의 양도세 예상치 산정 ②개편안 시나리오별 세부담 비교 ③부득이한 사유 입증 자료의 사전 정리 ④양도 시기 조정 가능성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입증 자료는 사실관계 발생 시점에 가까울수록 정리가 쉽다. 시간이 지난 뒤 소급해서 자료를 모으려 하면 누락되는 항목이 반드시 생긴다.
마무리하며
장특공제 개편의 명분은 분명하다. 살지도 않으면서 보유만으로 막대한 양도차익에 세금 감면을 받는 구조는 손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정책의 정조준은 늘 사각지대를 만든다. 이번 개편의 사각지대는 '실거주를 하고 싶었지만 삶의 사정으로 비거주 기간이 생긴 평범한 1주택자'다.
오래 보유한 사람이 더 큰 세부담을 안게 되는 구조, 거주공제를 두 배 올려도 비거주 기간 자체는 메울 수 없다는 구조, 그리고 부득이한 사유의 입증이 결국 납세자 몫이라는 구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안고 있는 분들이라면, 7월 세법개정안 발표 이전에 본인의 상황을 한 번은 객관적으로 점검해 두는 것이 좋다.
판단은 빠르되,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확정된 뒤에 움직이는 것보다 미리 준비해 두는 쪽이 선택지를 더 많이 남긴다.